화폐는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가깝고 친근하게 접하는 유통 수단이며 또한 재화가치에
대한 표상으로서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큰 관심의 대상이다. 우리는 화폐를 통해 경제적
가치를 교환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여러 가지 표상들을 통해 사회, 문화적인
소통을 하기도 한다. 화폐가 보여주는 국가의 상징이미지들은 한 나라의 정체성을
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그 나라의 예술적, 문화적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.
그리고 그것의 생산과 관리가 국가라고 하는 공적주체에 의해 이루어져야 함을 볼 때
화폐는 가히 이 시대의 대표적인 공공 시각디자인 매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.

오늘날 공공디자인에 대한 사회문화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폐, 여권, 신분증 등,
개인이 소지하는 국가 발행 시각 디자인 매체에 대해서도 그 문화적 의미와 작용의 방식,
조형적, 기능적 완성도 등을 재고찰 해보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. 화폐는 특히, 그
존재의 이유와 기능, 그리고 사용형식 등 모든 면에 있어서 공공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
때문에, 공공디자인적 차원에서의 논의와 접근이 필요한 대상이라 할 수 있다. 그럼에도
불구하고 그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공론화되지 못한 까닭은 화폐가 가지는 절대적인 공적
위치와 전문성과 폐쇄성을 필요로 하는 생산 및 관리 시스템, 그리고 디자인 절차에서의
특수성 등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. 오늘날의 화폐가 국가 공동체나 경제 공동체의
존재 및 작용 기반을 마련해주고, 그 가치의 신뢰성을 확보-유지하기 위한 위조방지 인쇄
기능의 구현과 함께, 공동체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점 등을 볼 때,
화폐는 융복합적․ 다학제적 차원에서의 접근과 분석, 실험과 연구가 필요한 공공디자인
대상임이 분명하다. 때문에 오늘의 우리는 재화가치의 표현과 유통의 수단을 넘어선
하나의 문화적인 디자인 대상물로서 화폐를 다시금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.



발행일 : 2013년 2월 25일
연구주관 :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디자인학부
연구지원 : 한국조폐공사

연구책임교수 : 김수정
책임연구원 : 배민기, 이병학
연구원 : 민수홍, 전혜연, 이주은
자문 : 한국조폐공사 기술연구원
박영목 (서울대학교 교수)